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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글 바르게 쓰기 (이경희 이사)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기 국어가 얼마나 많이 오염되어 있는지 그 오염된 말 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쓰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반성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마도 모든 민족 국가들이 똑같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어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이 모양이니 그러지 않은 젊은이들은 오죽할 것인가. 입시 위주 교육만 받고 성장한 데다가 인터넷과 휴대폰에 푹 빠져 있는 대학생들, 게다가 정상적인 학교 교육 마저도 제대로 받지 않고 스포츠나 연예계에 스타가 된 젊은이들의 말법은 정말 심각한 지경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말과 글에는 쓴 사람의 지식과 인품이 들어있게 마련인데 우리 말 글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 언어 생활에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 바른 우리 말 글을 사랑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방법일 것이다. 

금년 2012년 3월 15일 ‘표준언어 예절’이란 책자가 국립국어 연구 원에서 발간되었는데, 이 책은 1992년에 발간된 ‘표준화법 해설’을 20년 만에 수정 보완하여 잘 다듬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국립 국어원 누리집 (www.korean.go.kr)에서 파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호칭과 지칭, 경어법과 특정한 때의 인사말 뿐 아니라, 혼례와 장례를 비롯한 여러 경우의 서식에 대해서도 설명되어져 있다. 또한 전자 우편을 쓸 때 필요한 형식과 예절을 새롭게 담았기 때문에, 이 ‘표준어 예절’이 우리 생활의 지침서로 널리 쓰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우리 말 글을 바르게 쓰기>에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 사회에 너무 많이 범람하고 있는 외래어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외국어와 외래어를 구별하지 못하고 외국에 가 보니 이렇게 발음하더라고 원어 발음을 고집하는 지식인이 있어서 골치가 아프다. 
외래어는 외국어를 우리의 음운체계에 맞추어서 우리나라 사람이 쓰기 좋게 만들어 놓은 우리말(한국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외래어를 잘 쓰기 위해 ‘틀리기 쉬운 외래어 표기법’을 컴퓨터에서 카피해 놓고 참고해서 쓰고 있는데 우리 말을 전공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울까 걱정이 된다. 

상대가 사용하는 대화법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격과 교양을 짐작하게 되는데 어느덧 나이가 많아져서 그런지 사람들이 쓰는 말이 어색하게 들리는 호칭이 많아졌다. 
십여년 전에 세상을 일찍 떠난 조카가 있었는데, 그 당시 결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카가 자기 부인(질부)을 숙모인 나에게 어찌나 높여서 말하든지 듣는 동안 여간 난감하지 않았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도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하는 대화법에 문제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는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었고 남편을 손위 사람에게 말할때는 낮추어서 말하는 것이 예의 였다. 그 전통과 예의가 실종이 되었는지 요즈음 교회에서 장로님의 부인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말하면서 ‘우리 장로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든지 젊은 목사님이 나이 많은 장로나 권사 앞에서 자기 부인을 말할때 ‘사모님이 그렇게 하셨다’라고 말하는 것이 어찌나 어색하게 들리는 지, 들을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곤 한다. 이처럼 사소한 경어 사용일지라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 말 글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